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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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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상도 (121.♡.219.2)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601회   작성일Date 25-06-03 15:16

    본문

    어느 날, 배가 고픈 민수는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그는 키오스크에서 햄버거 주문을 하고 카드로 결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햄버거 가게에서 찌개백반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

    햄버거를 앞에 놓고, ‘햄버거 먹기 싫어!’ 라고 외치며 뒤돌아 앉는 자도 있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와 이 바나나 맛있네’ 라고 말하는 자도 있었다.


    햄버거 단품을 시켜놓고 감자튀김이 나오지 않는다며 성을 내는 사람은 양반이었다.

    고기를 소화하지 못하는 친구가 더블 패티 버거를 시키는 모습도 봤다.

    콜라 컵을 베어물고 햄버거를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정신이 혼미해진 민수는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그리곤 이내 햄버거를 제대로 먹고 있는 사람을 한명 발견했다.


    그녀는 햄버거를 정확히 파지하고, 한입 한입 조심스럽게 먹었다.

    두 손가락으로 감자튀김을 집어먹고, 간간히 콜라도 한모금씩 곁들였다.

    마치 ‘햄버거 먹기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녀는 유명한 책벌레인 수진이었다.


    어지러운 주변을 보며 두통이 느껴졌던 민수는, 수진이를 보니 한결 나아졌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민수는 주변을 더 둘러보다 화들짝 놀랐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민주가 음식을 받으러 가고 있었던 것이다.


    4~5가지 음식을 받아 든 민주는 가게의 구석에 앉아, 주변을 부드럽게 살펴보았다.

    그녀는 찬찬히 트레이 위의 음식들을 배치하였고, 받아든 얼음잔을 햇빛에 반사시켰다.

    가게 주변은 반사된 빛으로 환해졌고, 사람들은 우아한 민주를 바라보았다.


    민주는 조용히 음식을 하나 하나 먹기 시작했다.

    손짓은 우아했으며, 먹는 리듬은 경쾌했다. 먹는 방식은 새로웠다.

    감자튀김을 아이스크림에 찍어먹기도 하고, 햄버거 위에 너겟소스를 얹어먹기도 했다.


    새로운 모습이었지만 어쩐지 멋스러웠고, 아주 맛있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자기 앞의 햄버거를 가만히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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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tman, F. G. (1880). One of the family [Painting]. Walker Art Gallery, Liverpool, United King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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