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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문장3기] 종속, 상실 그리고 낙원(낙원-알둘라자크 구르나)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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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현식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1,192회   작성일Date 25-10-24 03:18

    본문

    종속, 상실 그리고 낙원

    새문장 3기 김현식

     

    20세기 초 동아프리카에서의 독일과 영국의 식민지 확장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었다. 동아프리카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 커다란 사건이었다. 식민지 확장은 식민지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공간을 넘어 공유된다. 유수프는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제국식민주의와 생활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유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똑똑이 목격한다. 이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조선 국권 침탈 과정과 피박을 피해 이주한 고려인의 고달픈 역사와 중복된다.

     

    종속

     

    유수프는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상인 아지즈에게 팔려 간다. 유일무이한 인간 존재에서 물건처럼 교환 가능한 존재로 바뀐 것이다. 상인 아지즈는 유수프에게 몇 푼의 돈을 주는 등의 개인적 선의를 베풀었지만, 유수프 아버지를 빚지게 만들어 가족으로 부퍼 유수프를 빼앗아 왔다. 상인 아지즈로 대표되는 제국주의는 겉으로는 문명화와 근대화를 외쳤지만, 수탈과 인권 유린을 통해 그들의 자본 무한 증식이 본질이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현실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은 조선을 근대화시키기 위해 통치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조선의 인적, 물적 자원을 수탈하고 조선인을 일본제국주의의 최하위층으로 종속시켰다. 유수프의 비극적 삶은 자유와 주체성이 어떻게 상인과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제적 논리 아래 어떻게 훼손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상실

     

    유수프가 상인 아지즈 상단과 함께한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을 깨닫는 길이었다. 유수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칼릴도, 아미나도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빚 때문에 강제로 팔려 왔고, 돌아갈 곳도 없어진 부유하는 인간이었다. 동아프리카 대륙을 따라 이곳저곳 이동했지만, 종국에는 어디에도 자신의 ''을 찾지 못하는 상실의 인간이 되었다.

    이러한 상실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고려인들의 역사적 비극과 겹쳐진다. 강제로 고향을 떠난 고려인들은 이제는 조선에도, 중앙아시아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역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언어, 문화, 정체성의 위기 속에서 디아스포라 적 삶을 이어지고 있다. 식민지 유민들의 운명과 유수프의 끝없는 여정은 이렇게 닮아이었다.

     

    낙원

     

    상인 아지즈의 집으로 팔려 왔던 유수프의 삶은 속박의 연속이었다. 상인 아지즈의 집과 가게를 지키고, 그의 상단에 끌려다니고, 심지어 아지즈의 미친 아내의 노리개로 전락했다. 끝나지는 않는 여정은 화염문에 막혀 에덴동산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처럼, 현실에서 결코 이루어 수 없음을 나타낸다. 그런데도 유수프는 정원을 가꾸고, 아미나와의 금지된 사랑을 꿈꾸고, 끊임없이 자신의 자유를 찾으려 애를 쓴다. 결국, 낙원이란 실체적 표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가꾸려는 태도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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